"장애인 생존권 보장" vs. "직업의 자유 침해"… 시각장애인 안마업 독점권 '흔들'

관리자 | 2019.08.13 10:48 | 조회 13

"장애인 생존권 보장" vs. "직업의 자유 침해"… 시각장애인 안마업 독점권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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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서울 방송회관에서 열린 대한안마사협회 주최 ‘불법 마사지 인터넷 광고 차단 촉구 결의대회’에 참가한 시각 장애인이 돋보기를 들고 호소문을 읽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중랑구에서 안마원을 운영하는 시각장애인 심모(46)씨는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 "손님을 다 뺏겨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안마원 근처에는 '타이 마사지' '황후 마사지' 등 간판을 건 마사지 업소가 5개나 있다. "안마만 20년 했는데 무자격 업소 단속하는 걸 거의 못 봤어요."

#직장인 이모(33)씨는 한 달에 2~3번은 비장애인이 운영하는 집 근처 마사지숍을 찾는다. 시각장애인 안마사 외에는 돈을 받고 안마 업소를 운영하면 안 된다는 사실은 알지만, 죄의식을 느끼지는 않는다. "저렴하고 가까우니까 가게 돼요. 불법이라는데 와 닿지가 않으니까."

100년 넘게 유지된 시각장애인의 안마업 독점권이 흔들리고 있다. 안마 프랜차이즈부터 태국·중국 등에서 건너온 안마사를 고용한 무자격 업소까지 난립해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설 땅이 좁아졌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7년 네 번째로 시각장애인의 안마업 독점권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법조계에서도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 인식도 '무자격 업소는 불법'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고 있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시각장애인 생존권' vs. '직업 선택의 자유'

의료법 제82조는 일정한 수련을 거친 시각장애인에 한해 안마·마사지·지압 등을 할 수 있는 안마사 자격을 준다고 명시한다. 1912년 조선총독부 칙령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 독점권을 준 것을 시초로 107년간 이어졌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안마사 자격을 가진 시각장애인은 2016년 기준 9742명이다. 이 가운데 현업 종사자는 5000명 정도다. 무자격 안마사는 ▲피부 미용 ▲화장품 도·소매 등 업종으로 등록하고 '변칙 영업'하는 곳에서 일해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한국마사지사총연합회·한국타이마사지협회 등을 따르면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시각장애인들은 안마업이 생존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말한다. 한광우 대한안마사협회 부회장은 "안마는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더 잘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라며 "안마를 하지 않는 시각장애인은 대부분 단순 작업 분야에 종사해 일자리 질이 낮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연구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안마사 평균 임금은 250만원으로 다른 직업을 가진 시각장애인의 평균 임금(171만원)보다 70% 가까이 높았다.

유재호 대한안마사협회 사무총장은 "무자격 안마사가 더 많고, 국민 인식이 바뀌었다고 해서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박탈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비장애인 안마사들은 시대가 변했다고 말한다. 안마업 독점권이 생긴 100여 년 전과, 웰빙 열풍을 타고 안마·마사지 업계가 급성장한 지금은 시장 규모부터 달라졌다는 것이다. 김상규 한국마사지사총연합회장은 "충분히 공존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시각장애인의 독점권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합회에서 재단을 설립해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시각장애인들의 '안마 바우처' 확대 요구에도 힘을 실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마 바우처는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소득 증대를 위한 정부 사업이다. 일정 조건을 갖춘 전국 60세 이상 노인은 본인 부담금 10%(4000원)만 내면 시각장애인 안마사에게 안마를 받을 수 있다. 나머지 90%는 지자체가 각 안마원에 지급한다. 시각장애인들은 연간 300억원 수준의 안마 바우처 예산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낡은 법" "개정은 시기상조"… 법조계도 갈려

헌재는 시각장애인의 안마업 독점권을 두고 제기된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제청에 대해 모두 다섯 차례 판결했다. 2006년 "직업 선택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했지만, 이후 2008·2010·2013·2017년 네 차례 연속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최근 판결에서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이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라며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헌법 가치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의 생존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 가운데 무엇을 우위에 둘지가 언제나 쟁점이었다.

지난 2006년과 2013년 시각장애인 안마업 독점권의 위헌 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을 대리한 박태원 변호사는 비장애인 안마사 단체와 함께 다시 한 번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객관적 사유에 의한 직업 선택의 제한'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현대 헌법의 기본 원리"라고 주장했다. 객관적 사유에 의한 직업 선택의 제한이란 ▲성별 ▲인종 ▲장애 여부 등을 기준 삼아 직업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박 변호사는 "안마업 독점권은 오히려 정부가 전체 시각장애인의 복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게 한다"며 "국가가 관리하는 사업의 일부를 시각장애인에게 위탁하는 방식으로 법을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페인은 복권 판매업을, 미국·캐나다는 자판기 운영권을 시각장애인에게만 주고 있다.

법 개정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각장애인이 안마를 하지 않아도 사회안전망 안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다면 위헌 판결이 나올 수 있겠지만, 먼 미래 일이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시각장애인에게 복권 판매업, 자판기 운영권 등의 독점권을 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현재 해당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반발이 커서 힘들 것"이라며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와 '상생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비장애인 안마사 단체 말만 믿고 법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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